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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이가 웃겨주는 유머

36인치와 28인치의 차이...^^

난 결혼 14년차에 한 달여 후면 40대의 반열에 들어서는 중년 아저씨다.
결혼할 때만 해도 허리둘레 28인치....14년이 흐른 지금 36인치에 육박한다.
28인치일 때는 날렵하다는 소리까지 들었는데 지금은....



#1

28인치
아내가 화장실에서 날 부른다.
"자기야~~등 좀 밀어줄 수 있어?"
난 총알처럼 튀어 아내의 등을 밀기 시작한다.
"때가 생각보다 많이 나오네...근데 때도 이쁘네 ㅎㅎ. 다른데도 밀어줄게"
아내는 부끄러운 듯 몸을 움츠린다
"야..우리가 남이냐...이것봐! 자기가 밀었는데도 또 때가 나오잖아..이렇게
남자가 힘 있게 밀어야지 때도 잘 나오지 발가락 사이도 벌려 봐..여기도 밀고
손등에도 때 안 나올 거 같지? 자 봐~~손등에도 나오지 ㅎㅎ"
아내의 전신을 밀어주고 나오면서 아내에게 살며시 속삭인다.
"이불 깔아 놓고 이불 데워 놓고 있을 게 빨리 이불 속으로 들어와~~~~"



36인치
아내가 화장실에서 날 부른다.
"자기야~~등 좀"
"..." 1분후
"자기야~~~"
".......어..." 1분후
"야~~~~~"
"어..간 다 니 까..."
아내의 등을 밀어주며 말한다.
"너....지우개지? 고무 인간이냐? 와...대단하다"
등만 밀어주고 나오면서 한마디 한다.
"형우엄마...하수도 막힐라 살살 물 내려라"



#2
28인치
일요일 점심 아내를 위해 전날 프린트한 요리 레시피를 들고 주방으로 향한다
"자기야 뭐 하려고?"
"어..너 요즘 새콤달콤한 거 먹고 싶다며 어제 찾아봤는데 '사천식 만두 탕수육'
해 보려고 조금만 기다려"
한 시간여의 뚝딱임으로 그럴듯한 요리가 탄생한다. 앞치마를 두르고 이불을
뒤집어쓰고 있는 아내에게 한입 먹여주며 답을 기다린다
아내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웃는다.



36인치
일요일 점심 아이들의 성화에 피자 두 판을 시켜 놓고 아이들과 한 조각이라도
더 먹겠다고 쟁탈전을 벌인다. 그리고 마지막 조각을 움켜쥐고 안방으로
줄행랑을 친다. 잠시 후 부른 배를 긁적이며 아내를 찾는다.
"형우엄마~~피자를 먹었더니 느끼한데 김치부침게 해 먹자"
아내가 짐승 쳐다보듯이 쳐다보다. 분위기상 얻어먹기는 힘들다.
"내가 할게" 그리고 난 주방으로 향한다. 잠시 후
"형우엄마..밀가루 어딧냐?" 잠시 후
"형우엄마..어느게 신김치냐?" 잠시 후
"형우엄마..물을 어느 정도 부어야지?"라고 돌아서는 순간 아내가 바로 등 뒤에서
한숨을 쉬며 앞치마를 뺏어서 자기가 두른다
난 다시 배를 긁적이며 소파로 가서 두 번째 열에 안는다. 내 체형이 기억돼 있는
부분이다.



#3
28인치
"자기야 요번 주말에 어디 갈까? 혹시 가고 싶었던데 있어?"
아내는 피곤하다며 요번 주는 쉬자고 한다.
"야...애 없을 때 돌아다녀야지 좀 있다 애 생기고 그러면 어디도 못 가
그러니까 피곤하더라도 주말마다 바람 좀 쐬고 다니자"
아내는 마지못해 나를 따라나서며
"다음 주는 좀 집에서 쉬자~~당신 일주일 내내 피곤한데 주말마다 힘들잖아"
"난 괜찮아..집에서 일주일 내내 있느라고 너가 갑갑하잖아"
강원도 쪽으로 힘차게 빨간 액센트가 달린다.



36인치
아내가 일요일 저녁 TV를 보며 말한다.
"자기야 영월 너무 좋다...저 부부 좀 봐. 애들 다 키워놓고 둘이서 여행 다니나 보네"
소파에 비스듬히 누워서 배를 긁적이는 나를 한번 보더니 계속 말을 이어간다.
"저 사람들은..좋겠다... 저....낙엽....가나봐...날씨.....선돌...나이 먹어서..
애들...여유 있어 보이고....서로 손........................내말 듣냐? 자냐?"
나는 게슴츠레 눈을 치켜뜬다.
"인간아..벌써 자냐?....들어가서 자라..에휴"
아내의 한숨을 뒤로하고 엉덩이를 긁적이며 들어가는 나를 향해 아내가 나지막한 읊조림이
들린다.



"곰 새퀴를 키우면........... 귀엽기라고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