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넓은 운동장
한가운데는 잔디가 죽어 황토흙의 맨살을 드러낸다.
행사장 의자들은 줄맞춰 놓여있고
검은 수단을 입은 신학생들은 분주하게 움직인다.
장난꾸러기들과 귀여운 소녀들을 맞이하기 위해
여기저기 재밋거리도 만들어놓고 귀한 손님들을 맞을 준비를 한다.
일년에 한번있는 신학교 공개하는 날의 모습들이다.
중계 세팅을 마치니 쨍한 햇볕이 따가울 정도다.
스탭들은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고
아이들은 신기한 호기심 많은 표정을 감추지 않고
두리번 거리는 모습들이 많아보인다.
신부들의 수단도 만져보고 입어보고
생활관도 들어가보고
신학생을 둔 부모들은 이곳저곳을 안내 받으며
안타까움과 염려를 씻어내면서 기념사진도 찍는 모습이 보인다.
중계 시작되고
아이들의 초롱한 눈망울과 고사리 손을 합장하고
기도하는 모습은 따가운 햇볕도 질투하지 못한다.
귀엽고 이쁘다......!
아까의 장난꾸러기 모습들은 간데 없고
무척이나 진지하다.
이 아이들중 누군가는 수년이 지나면
이 학교에 들어와서 배우고 자라면서
신부가 되리라.....!
그럴때 쯤이면 난 뭐하고 있을까??
손주 재롱보면서 웃고 있을까?
흐흐....쪼금 거시기하구만 ......
중계가 끝나고
2000여명이 한꺼번에 움직이자
뽀얗게 흑먼지가 피어나지만 아이들은 신났다.
점심 도시락을 먹는다는 즐거움이 남아 있기 때문이리라.....!
장비들을 철수 하면서 이곳 저곳의 점심먹는 풍경들을
기웃거리다보니 한가지 재미나는 공통점을 발견한다.
빠지지 않고 있는 음식....!
이거 음식이라고 표현해야하나.....! ^^;;;;
삶은계란이다....^^
나 어릴적이나 지금이나 계란은 여전히
사랑받는 간식이라는것이다.
그런데 난 계란을 어쩌다 먹지만 썩 좋아하진 않는다.
쉽게 먹는 편리함도 있지만 이 계란엔 수많은 의미 있다.
급하게 먹으면 체한다.
이는 조급하지 않게 차분하게 해야한다는 의미이다.
혼자서는 맛이 없다.
소금과 같이 먹어야 맛도 있고 체하지 않는다.
이는 더블어 살아가는 사회의 일면이다.
부활의 상징이다.
16세기 가지만 해도 유렵에선 부활전 5주간은 계란을
먹지 못했다고 한다.
이는 예수 부활의 의미하여 기리는 풍습에서 나왔다고 한다.
부활절을 지나고서야 먹을 수 있었다.
딱딱한 껍질은 어둠이고 이를 깨고 태어나는 아픔과 고통과 인고의
시간들을 통해 성숙한다는 의미라고 한다.
나무그늘에서 그냥 까먹는 음식이지만
생활속에서 말없이 묻어나는 가르침이다.
지금 배도 고픈데 계란이나
한판 삶아서 먹어볼까????
생활이 나를 비틀어 놓을지라도
난 내 생을 즐기고 싶다.
아픔이나 기쁨이나 늘 내안에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이글을 마치면 집에가서
아이들을 데리고 자전거타고 한강에 나가볼 예정이다.
한강에 말이 있다면 좋을텐데...
보노보노처럼 느릿느릿하게 하는거도 좋다.
아들이랑 나랑 말에 올라타 한번 신나게 질주해보고 싶다.
이랴~~~~!!
이랴~~~~!!
상상만으로도 신난다.
사진은 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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