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대선은 여론조사라는 과학을 기준으로 하면 저울추가 한쪽으로 크게 기울어졌다. 그래선지 이변을 기대하는 여권(與圈), 이변을 우려하는 야당 사람들은 역술인들의 입을 주시한다. 2002년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을 일찌감치 맞혔다는 사람, 2004년 총선 때 열린우리당 의석(152석)을 족집게처럼 짚어냈다는 사람... 용하다는 역술인들이 이런저런 대선 전망을 내놨다.
그렇게 나온 예언 중 하나가 ‘이명박은 여름까지 대운(大運)을 맞았다가 그 이후엔 기운이 쇠한다’는 것이다. 이 시나리오를 정치 캘린더에 대입하면 이 후보는 한나라당 경선(8월)은 통과하지만 본선부터 내리막 길을 걷게 된다는 말이 된다.
쌀쌀한 가을 바람이 분 지도 제법 됐고, 대선은 이제 70일밖에 남지 않았는데 이 후보의 운이 다했다는 조짐은 발견할 수 없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은 50%대를 지키고 있다. 2위 후보와의 격차가 40%포인트 이상이다. 역대 어느 대선에서도 1, 2위 후보 지지율 차가 20%포인트 이상 벌어진 적은 없었다.
주변에서 “이명박, 정말 운이 좋네”라는 말을 듣는 게 올해 벌써 몇 차례다. 경선에서 이 후보는 도곡동 땅 차명 의혹이라는 암초에 부딪쳤었다. 경선을 한달 앞둔 7월 20일 열린우리당 의원이 과거 감사원 자료를 공개하며 “도곡동 땅은 이명박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 진영도 바짝 긴장했다. 그런데 바로 그날 아프가니스탄에서 23명의 한국인 인질이 붙잡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도곡동 땅 의혹은 뉴스 중심 무대에서 밀려났다. 인질사태가 시들해질 무렵인 8월 8일엔 남북정상회담 개최 사실이 발표됐다. “탈레반도 김정일도 이명박을 돕는다”는 말이 나왔다.
경선 이후에도 이 후보에겐 순풍(順風)만 불어온다. ‘신정아 권력 비호 의혹’과 ‘정윤재 전 비서관의 건설업자 유착 의혹’ 등 정권 차원의 스캔들이 한 달 이상 정국을 흔들었다. 여권이 마지막 승부수로 띄웠던 남북정상회담 이후에도 여권 주자들의 지지율은 제자리 걸음이다. 범여권 두 정당의 경선은 속된 말로 ‘개판’이 돼 버렸다. 컨벤션(경선흥행) 효과는커녕 심각한 후유증이 예상된다. 대선(大選) 대진표도 이 후보에게 부담스럽지 않은 쪽으로 짜일 전망이다.
공무원들은 “장관 자리는 하늘이 낸다”고 한다. 능력이 뛰어나다고 누구나 장관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천운(天運)이 따라줘야 한다는 얘기다. 하물며 대통령 자리야 말할 것도 없다. 2002년 월드컵 이탈리아 8강전에서 설기현 선수가 후반 종료 1분 전 동점골을 터뜨리지 않았다면, 그래서 붉은 악마 열기가 조성되지 않았다면, 또 미군 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사망사건이 없었다면 노무현 대통령은 탄생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의 당선도 대선을 한 달 앞둔 시점에서 터진 IMF사태가 결정적이었다.
하늘이 내리는 운이 경쟁자들을 비켜 자신을 찾아온다면, 그래서 나라에 봉사할 기회를 얻게 된다면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대개의 정치인들은 자신의 행운을 그렇게 겸손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내가 뛰어나서 하늘도 나를 돕는다”는 것이며, 그래서 자신은 하늘이 낸 지도자라는 식이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집권했던 역대 대통령들은 어김없이 독선(獨善)으로 흘렀다. 그 결과는 온전히 국민의 고통으로 돌아왔다.
가을이면 이명박 후보의 운이 쇠할 것이라던 역술인들의 예언이 틀린 것인지, 아니면 그 시기가 좀 늦춰지고 있을 뿐인지 궁금하다. 만일 이 후보의 대운(大運)이 연말 대선까지 계속될 경우 이 후보가 자신의 운세를 어떤 마음가짐으로 받아들일 것인지도 궁금하다. 이 후보의 천운(天運)이 국민 전체에게도 행운일지, 아니면 지독한 불운으로 뒤바뀔지가 달려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조선일보 김창균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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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 조선일보 정치부 차장 김창균이 쓴 이명박의 운이란 제목의 칼럼이 조선닷컴에 올라왔다가 몇 시간도 안되 삭제되었다. 지금은 제목이나마 남아 있던 흔적조차 지워져있다.
그 칼럼에서 조선의 정치부 차장 김창균은 지난 대선 노무현이 지지율 하락으로 후보교체의 압박을 받던 시절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노무현 당선을 예언한 그 용한 역술인들의 이명박 운세에 대한 점꾀를 소개했다. 그 역술인들은 이명박이 여름까지 대운하다가 가을이 되면 운이 쇠락한다고 예언하고 있다고 김창균은 칼럼에서 쓰고 있었다.
검증문제로 위기가 닥쳤을 때 터진 아프칸 인질 사태가 이명박 대운의 증거였다. 아프칸 인질 사태를 탑뉴스로 도배하면서 이명박에 대한 검증을 언론들은 외면할 수 있었고 국민은 하루 종일 방송되는 아프칸 인질의 생과 사에 눈이 팔렸다.
정말 대운이었다. 그 때 그 순간에 아프칸에서 20명도 넘는 사람들이 인질로 잡히는 드라마가 생길 줄 그 누가 짐작이나 했겠는가!. 20명 이상이 집단적으로 인질이 되는 일은 인류 역사상 처음이었다. 그야말로 신의 가호였고 대운 대길이었다.
이명박 여름 대운의 절정은 당 경선에서 18만 선거인단의 직접 투표에서 졌는데도 5000명 전화 여론조사로 대통령 후보가 된 것이다 . 5000통의 전화가 물 건너 산 넘어 투표장을 찾아 투표한 18만을 이겼으니 이명박의 운이 하늘이 내린 대운 중의 대운이 아니면 무엇인가? 이보다 더 운 좋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런데 찬 바람 부는 가을이 되면서 이명박 대운의 쇠락이 보이기 시작한다.
조선일보가 부시와 이명박이 노무현을 왕따시켰다고 흥분했던 이명박 부시의 면담이 무산되었다. 부시와의 면담이 없던 일이 되면서 그 면담의 추진 과정 자체가 비공식적인 사적 라인을 동원한 부적절한 것임이 알려졌고 무엇이 이명박의 실체인지 국민들은 확인할 수 있었다.
가을 하늘이 괜스리 청명한 게 아니다.
조선일보 정치부 차장 김창균이 칼럼에서 소개한 역술인들의 점꾀가 얼마나 충격적이면 몇시간도 안되 정치부 차장의 고정 칼럼이 흔적조차 없이 삭제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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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법 위반 가능성 때문에 삭제 됐을까요? 아님, 윗분들의 압력이 있었을까요?
그것도 아니면 역술인들의 한마디가 아직도 대중들에게 영향력이 있다는 판단때문이었을까요?
흥미진진해 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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