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형님과 먹은 술기운 때문인지
아니면 나이먹은 탓인지 새벽에 깬 잠은 찬물 한잔에
더이상 이어지지 않았다.
형님이랑 간단하게 한잔하고 헤어졌는데
집에와서 더 마신술이 과음이다.
일찍 가버린 친구가 미워지는 시간이다.
그 친구랑 가볍게 한잔 더했으면 과음 안할 수 있었는데.....^^
암튼 달아난 잠을 붙들고 있기 싫어서
창밖을 보니 고요한게 기분은 좋다.
아들을 깨웠다.
" 아들 설렁탕 사러가자?"
기특한 아들녀석 일어나더니 내복도 챙겨입고 따라 나선다.
아들 녀석은 동네 봉희설렁탕으로 가는지 알았을것이다.
일단 차에 태우니 다시 무릅담요을 덮고 잔다.^^;;
차를 강변북로로 올리고 내리 달린다.
해뜨는 동해바다가 보고 싶었다.
아마도 고성 앞바다 궁금했나보다.
대구와 가자미.....
혹시 알아 차에 실려있는 낚시대를 던져볼 기회가 있을지......^^;;
춘천간 고속도로를 질주본능으로 달리고
영동고속도로를 한참 달리다보니
서서히 안개가 낀다.
서행하면서 한컷했다.
그런데 사진이 영 거시기 하다. ㅋㅋㅋ...
마치 해골바가지 문양이 나왔다.
% 운전중 사진 찍는 행위하면 이렇게 될 수 있다는듯 경고하는것 같다. %
홍천에서 부터는 안개가 점점 심해지더니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시계는 짧아진다.
앞차도 잘 보이지 않는다.
서울에서부터 열심히 달리던 두대를 쫏아왔는데
그차들도 비상들을 켜고 달린다.
서행만이 살길이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피로도를 조절하면서 운전해 대관령을 넘는다.
헐~~ 대관령은 빗방울이 내리기 시작한다.
점점 굵어진 빗방울은 본격적으로 내린다. ㅠㅠ
빗방울이 굵어져서 강릉으로 꺽었더니
앵 ~ 강릉은 비가 내리지 않는다.
경포호에 도착하니 으스름 달빛이 좋다.
아들은 차에서 여전히 깊은 잠에 떨어졌다.
바닷가에 차를 세우고 내리니
헉~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무지막지한 하얀파도와 세찬바람속엔 모래가 따갑다.
동해안의 맑은 공기가 아니다.
깜깜한 겨울만 있을 뿐이다.
잠시 바다를 보다가 후텁지근한 바람이 비가 올것 같다.
커피라도 한잔하려고 주변을 보니
자판기도 없고 커피차량은 불만켜놓고 문은 열지 않았다.
주문진으로 네비를 찍고 움직이자.
또 유리창에 빗방울이 떨어진다.
아들은 여전히 깊은 잠속에 있다. ^^
10여분을 달려 깜깜한 주문진항에 주차를 하고
아들을 깨운다.
"아빠 여기 어디야? " '바다'....
인상이 찡그러지면서 "설렁탕사러간다면서...?"
하곤 울상을 짓곤 다시 엎어진다. ㅋㅋ
옷 단속을 해주고 내리니 한기가 드나보다.
그러면서 한마디한다.
"여기가 설렁탕 파는곳이야? 생선사는곳이지~!"
입이 튀어나온 아들을 데리고 편의점에 들어가서
호빵과 따뜻한 콩우유를 사주자 헤~~벨레 한다.
커피 한잔을 마시면서 주변을 보니
사위는 어둠에 쌓여 깜깜한 새벽이고
사람들은 보이지 않고 경매를 기다리는 어선의 선원들만 보인다.
데이트를 즐기러온 커풀은 썰렁한 항구와 추위때문인지
사진 한컷만 찍곤 사라진다.
아들을 세우고 한컷 찍는데 입이 댓발은 나왔다.
빨리 집으로 가잔다. ㅋㅋㅋ
비가 내려서인지 바람이 불어서인지 추위는 대단하다.
차에 앉아서 잠시 눈을 붙이니
날이 밝아온다.
사람들도 보이고 경매도 시작될 모양이다.
항구의 어시장은 이렇게 조용하게 시작된다.
항구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2일째 풍랑주의보라 배들이 나가지 못해서
늦어진다고 한다.
가게들 문도 안열렸지 ..어찌어찌 정박되어진 배에서 복어를 몇마리 사서
손질을 맡기고 박스를 사왔다.
항구입구쪽으로 이런 포장이되어진곳이 생선 손질해주는 아주머니들이 계신다.
여행객들에게는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곳이다.
낚시하는 사람들도 흥정 잘하면 싸게 손질 할 수 있는 곳이다.
아직은 어둑한 새벽녘에 손질 맡기고 한컷....
따뜻한 우유를 먹여놨더니 이제는 덜 춥단다.^^
시각은 오전 8시경 비오고 흐린 날씨에 바다구경 한번 더하고
................................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아직 음지에는 눈이 녹지 않고 있고
빗방울은 오락가락한다.
아들은 고속도로에 들어서자 또 잠이 든다.
차들도 별로 없고 해서 느긋하게
오면서 늦은 설경도 보고 .....
헐~~~
대관령 넘어서 오니 하늘은 말짱하다.
서울로 들어오는 길은 무지막지하게 막혔다.
집에오니 거의 오후 2시가 다되었다.
오다가 스키장 풍경사진 한컷 찍고 가자고 성우리조트에도 들렀다.
새벽3시에 출발한 동해바다 여행은 11시간만에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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