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폰 샷 한라산 산기슭 ]
코끼리 주파수
- 김 태 형 -
오래 굶주린 사자떼가 무리 지어 사냥에 나서듯
마른 땅에 갈기를 흩날리며 들불이 번진다
그곳에서도 물웅덩이를 찾아낸 코끼리 한 마리
느릿느릿 온몸에 검붉은 진흙을 바른 채
무겁고 차갑게 타오르는 황혼을 기다리고 있다
말라죽은 아카시아나무숲과 흰 구름 너머
수 킬로미터 떨어진 또다른 무리와
젊은 수컷들을 찾아서
코끼리는 멀리 울음소리를 낸다
팽팽한 공기 속으로 더욱 멀리 울려퍼지는 말들
너무 낮아 내겐 들리지 않는
초저음파 십이 헤르츠
비밀처럼 이 세상엔 도저히 내게 닿지 않는
들을 수 없는 그런 말들이 있다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었으면 오래고 오래되었으면
그 부르는 소리마저 이젠 들리지 않게 된 걸까
나무껍질과 마른 덤불로 몇해를 살아온 나는
그래도 여전히 귀가 작고 딱딱하지만
들을 수 없는 말들은 먼저 몸으로 받아야 한다는 걸
몸으로 울리는 누군가의 떨림을
내 몸으로서만 받아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저물녘이면 마른 바닥에 먼 발걸음 소리 울려온다
창비시선 327
2011. 03. 24 상상마당에서 .....
다시 월요일이다.
세수도 하지 않은 게으름의 극치로
지난 목요일에 읽지 못했던 시집을 다시 들었다. ^^;;;
김태형씨의 시에는 대부분 쉼표나 마침표가 없다.
내가 강박증이 있나....^^
암튼 이 시집을 다 읽고나면 출근을 할것이고...
만날때마다 기분 좋아지는
늙은 외국인 신부님을 만날것이다.
나도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언제쯤이나...???
아랫 사진의 나무가 다보탑으로 변할때쯤...?
김태형 시집에 있는 다른 시중에
"바람의 작명가" 라는 시를 올릴까했는데...
나태함을 즐기고 싶어서
내일이나 모레나 올릴까한다.
아래 사진은 코기리가 집중력을 높여서
응가를 한다면 나올수도 있을법한.....!! ^^;;;;;;
봄이라고 하기엔
기온이 차고 바람도 세다.
사시사철 푸르름을 지닌 나무들에게 경외감마져든다.
이제는 슬슬 차가운 기운들이 싫어진다.
헐렁한 차림에 봄볕의 따사로운 풍경이 보기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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