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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이가 바라보는 세상

세량지에 부침

 < 사진은 펌 >

 

사진인 즐 꺼져!

          <세량저수지 산벗꽃이 아름다운 풍경 >


최근 화순 세량지가 사진찍는 사람들로 북적 거리더니만

그 곳이 공동묘지로 개발된다니까 자연보호니 뭐니 하면서 꽤 깝죽댄다.

그러나 산은 산악인이 망치고 자연은 사진인이 망친다.


박지산 이끼계곡, 장전계곡, 실비단 폭포를 박살내는 것은 지나가는 개가 아니었다.

순전히 알량한 사진 한 장 얻는답시고 들어 가지 말라는 산을 새벽 등반을 해서

사진 열나게 찍고서 굳센 등산화 바닥으로 고운 이끼를 박살 내 버린다.


뭐, 공중으로 날라 다닐 수 없으니 밟혔다고 치자.

어떤 사진인은 자기와 똑 같은 샷이 나올까봐서 일부러 짓밟는댄다.

이게 사진인이다.



세량지를 보자.

한글만 읽을 줄 알면은 웬만한 저수지 둑에는차량출입금지 팻말이 붙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좁은 저수지 둑에 떡하니 차 끌고 들어와서 2~300명씩 몰려 들어서는

노랫 구절처럼 남들과 똑 같은 사진 찍고서는 희희락락한다.

그러다가 이곳이 공동묘지로 개발이 되면은 자연이 많이 훼손되니

우리 다 같이 화순군 홈피에 몰려가서 시위를 합시다 하고서 주창을 하는 사람이 생긴다.

       < 세량저수지 뚝방길에 있는 사람들 뒷모습 >


 

 




입장 바꿔서 생각을 해 보자.

그 밑에 사는 사람들 입장에서...

어느 날 낯선 차가 새벽에 부지런히 출입을 하더니 며칠 새 농로가 좁을 정도로 차들이 들어 찼다.

농사철이라 경운기, 트렉터는 지나가야 되겠는데

그게 뭐, 벼슬이랍시고 시커먼 가방을 멘 사람들이 길다란 작대기 들러메고서는

좀 처럼 길을 비켜 주지 않는다.



그러고서는 사돈 남 말하는 것 처럼 화순군에

길을 넓혀달라. 유채밭을 조성해라 생 난리를 피운다.

길 넓히고 유채밭 조성하면 사진인들이 화순군의 재정에 얼마나 보탬이 되겠는가.

사진인들과 관광객들 (특히 한국사람들)이

몰려가면 관리비가 수익금보다 더 많이 들어 간다는 사실을 아시는가.





백원 벌자고 별 짓 다 해놓았더니만 구름 처럼 몰려와서는

천원쓰게 해 놓고선 빠져 버린다.

차라리 공동묘지 만들어서 세금 더 걷어 들이는게 낫다.

알량한 사진 몇 장 찍는 사람들을 위해서 세원을 포기할 수는 없는 것이다.



습작갤러리에 그랬다.

세량지를 보호하자는 글에

제일 좋은 방법은 소유권을 우리가 확보하는 길이라고 했더니

세금 내고서는 그런 것 까지 부담을 해야 하느냐고 반문한다.

당신이 낸 세금은 결코 화순군에 쓰이지 않는다.

           < 세량저수지 뚝방길에 있는 사람들 앞모습 > 



국회의원 떵 닦는 화장지 값으로 쓰일지는 몰라도...

화순군의 입장에서는 그렇다.



몇 몇 외지인의 눈을 즐겁게 해 주기 보다는

세원을 확보하여 군의 살림을 탄탄하게 해 주는 것이 백배 나은 길인 것이다.

그래서, 사진인들이 세량지를 그렇게 아끼고 싶다면

소유권을 확보하자는 말을 했었다.





사진인들이 자연을 얼마나 훼손하는지 살펴보자.

야생초화를 찍는 사람이 이른 봄 산에 출입했다고 치자.

사람들이 다니는 등산로를 따라 걸으면 결코 야생초화를 볼 수 없다.



숲 속으로 걸어 들어가면서 수 많은 풀들을 짓 밟고서 야생초 하나 발견하고서

돌려 찍고, 세워 찍고, 누워 찍고 하다가는 남들이  자기가 찍은 꽃 또 찍을까봐서

꺾어 버린다.... 어떤 넘은 아예 발로 짓 이겨 버린다.

이게 사진인이다.


어느 연밭에 갔다.

나이 지긋한 노신사가 멋진 카메라를 들고서는 연꽃 한송이를 정성스레 담고 있다.

생긴게 이뻐서 나도 저 연꽃 봉오리 담아 보아야 겠다고 줄을 섰다.

그런데 이 노신사....

꽃을 찍고서 자리를 뜨기 전에 봉오리를 꺾어 버린다.

왜 꽃을 꺾냐고 물으니 자기와 똑 같은 사진이 나올까봐서란다...

이게 사진인이다.


숲 속에 이쁜 새가 둥지를 틀었다.

사진인이 그것을 보면 그냥 놔 두지 않는다.

사진 찍는데 방해가 되니 시야를 가리는 가지도 정리해야 하고

새가 알을 품든 말든, 새끼에게 먹이를 주든 말든 내가 사진을 찍는게 급선무다.

어떤 사진인은 그런다고 했다.


둥지를 털어서 바닥에 내려 놓고서 사진을 담는다고 했다.

그러고서는 다시 그 자리에 돌려 놓고서는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행동한다.

새의 입장에서, 이게 말이나 될 일인가.

인간세상을 괴롭히는 조폭이나 자연을 괴롭히는 사진인이나

그게 그거 아닌가.

이게 사진인이다.





고창 학운농장 보리 밭, 메밀 밭, 선운사 꽃무릇 밭에 가보라

출입금지를 알리는 얄팍한 줄 하나 쳐져 있는 금지구역을

떳떳하게 출입하는 사람들이 있다.

까만 가방을 둘러메고 길다란 작대기를 앞세운 사진인들이다.

관리인들이 호루라기 불면서 생난리를 쳐도

유유히 꽃무릇을 짓 밟고 다닌다.

이게 사진인이다.



꽃무릇 이야기가 나왔으니 하나 더 하자.

작년에 선운사에 꽃무릇을 보러 갔었다.

꽤 오래된 고목이 숲 속에 누워 있었는데..

세상에나 그 고목의 중간에 꽃무릇 한 송이가 피어 있다.

신기한 마음에 사진을 담고서 돌아서는 순간 바람이 불어와

그 꽃무릇이 바람에 날려 툭 떨어졌다.

누군가 꽃대를 꺾어서 그 곳에 꽂아 놓았던거다...

일반인들이 그랬을까?

지눈에 보기 좋으라고?

아니다.... 사진인들이다.



내 아는 사람이 꽃무릇을 담았는데

아무리 추정을 해 보아도 꽃무릇이 살지 못할 곳에서 꽃무릇이 피어 났더라...

그 후론 그 사람 만나 보지도 않았다.

그 사람이 그러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여튼 추잡해 보여서...



세량지 보호를 위해서 화순군 홈피에 달려가

할 말 못 할 말 써놓는 이 순간에도

전국의 농민들은 말한다.

"까만 가방 둘러메고 작대기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 말여....

이제는 그만 왔으면 좋겄어....."



사진인들의 발목은 사진인들이 잡는다.

카메라 하나 둘러 맨 것이 뭐 큰 벼슬이라고

농민들의 길을 막고, 고운 꽃 송이를 꺾어버리고

짓밟아 버리고서는 말한다.



자연을 보호 해 달라고.....

자연보호는 관청에서만 하는 줄 아는 사람들...

사진인들이다...




딱!  한 마디만 더 하자.

2~300명 몰린 세량지 저수지 뚝방에

널부러진 담배꽁초를...

사진인들이여 줏어 본 일이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