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매일 매일 쏟아내는 화두가 예사롭지 않다. 언젠가는 "군대 가는 것을 자랑스럽게 아는 것이 노블리스 오블리쥬"라는 프랑스식 신개념 용어를 선보이더니 어제는 드디어 프랑스 전설의 왕비 앙투아네트 식 말까지 쏟아내기 시작했다.
늘 서민의 입장에서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노심초사하시는 이분께서 드디어 '역발상'이라는 화두를 던지며 이렇게 말씀하신다.
"설렁탕에 들어가는 사리를 빼든가 쌀로 국수를 만들면 된다." 쌀 소비 장려를 위한 역발상
개인이 장사하는 설렁탕 식당에서 대통령이 "사리를 빼라"고 하면 그 누가 뺀단 말인가. 아하!! 며칠 있으면 보건복지부에서 '설렁탕 사리 없애기 장려 운동'이라도 펼치게 될지 모르겠다.
쌀 소비를 진작시키겠다고 쌀라면, 쌀국수 만들게 해 업자들 골탕먹였던 김영삼보다 한 수 위다. 밀가루 값이 오르면 쌀을 먹으면 되고, 쌀값이 오르면 밀가루 먹으면 되고… 이건 "땅을 사랑해서 땅을 샀다"는 어떤 복부인의 업그레이드 버전이요,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된다"는 마리 앙투아네트의 현대판이다.
- 대학 등록금이 비싸다. "그럼 장학금을 받으면 된다"
- 소주값이 오르려 한다. "그럼 맥주를 마시면 된다"
- 담배값이 인상되려 한다. "그럼 금연을 하자"
- 일자리를 늘려달라. "대운하 하면 일자리 넘친다"
- 와이프가 젊은 남자와 눈이 맞은 것 같다. "그럼 너도 성형해서 젊어지면 된다"
- 사교육비가 너무 많이 든다. "사교육을 안 시키면 된다""
- 코끼리를 바늘 하나로 죽이고 싶다. "코끼리가 죽기 바로 직전에 바늘로 찌르면 된다"
- 고속도로가 너무 막혀 짜증이다. "하루 먼저 출발하면 될 것이다"
2.
이렇게 쉬운 해결책이 있다니. 이런 역발상으로부터 영어몰입 교육이 나왔다. 영어몰입 교육을 시키면 사교육이 줄고 해외 유학도 줄어든다고. 그러니 우리의 최시중 방통위원장 내정자가 그런 말을 했나 보다. "측근은 맞다. 그러나 독립성은 염려 말라"고….
그렇지만, 원전은 역시 이분이다. "내 명함인 건 맞다. 그러나 주지 않았다" "사기꾼인 건 맞다. 그러나 사기당한 것은 아니다" "내가 강연한 것은 맞다. 그러나 단지 홍보 차원이었다”
- "내가 혈기왕성한 남자인 건 맞다. 그러나 손만 잡고 잘 것이다."
- "도둑인 것은 맞다. 그러나 훔치지는 않겠다."
- "화장실 가고 싶은 것은 맞다. 그러나 방귀는 안 뀔 것이다."
- "내가 술을 마시고 운전한 것은 맞다. 그렇지만, 음주운전은 안 했다."
- "음치인 것은 맞다. 그러나 가창력은 염려 말라."
3.
그러나 이 정도면 그래도 애교다. 그분의 말이다. "연간 쌀 보관료가 6천억 원인데, 이를 기회비용으로 보고 쌀값을 싸게 방출하면 보관료도 줄이고 재고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이 말에 와서는 정말이지, 역발상의 극치를 느끼게 되지 않는가.
정부가 보관하고 있는 비축미를 두고 부담스런 재고로 바라보는 저 뛰어난 사업가적 안목에 그 누가 놀라지 않을쏘냐. 비축미를 싸게 방출하면 쌀이 잘 팔리고 재고 부담이 없어진단다. 쌀값이 떨어져서 정부가 쌀을 다 팔아치우고 1년에 6천억 원을 절약하는 저 단순한 셈법조차 우리는 여태 몰랐으니….
아!! 경제학의 기초 개념조차, 정부의 기본 역할조차 역발상으로 비틀어버리는 저 위트와 천재적인 발상!!
- 국방비의 예산 비중이 높다. 군대를 외국과 계약해 파견 보내면 경비도 줄이고 잘하면 외화도 벌 수 있다.
- 관공서 유지비가 너무 많다. 관공서를 반으로 줄이고 나머지는 민간에게 임대하면 비용도 줄고 수입도 는다.
- 지폐와 동전 발행 비용이 어마어마하다. 전부 고액권으로 만들면 비용이 대폭 절감될 것이다.
- 문화재 보존비용이 너무 크다. 문화재 지정을 반으로 줄이고 추가 지정을 줄이면 비용 절감을 할 수 있다.
이 역발상이 진화해서 이런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 지상 운송 수단에 석유와 인건비 지출 등 물류비용이 너무 든다. 운하를 만들면 기름도 적게 들고 관광 자원으로 돈도 벌 수 있다.
과거 없이 미래 없다. 이분은 언제나 현대를 살면서도 과거의 향수를 자극하는 분이기도 하고, 溫故而知新을 몸으로 실천하시는 분이다.
그래서 공무원들 2시간 더 일찍 출근하라고 말씀하신다. 기업들도 이제는 효율성을 높이고 성과 위주로 가는 마당인데, 이분은 언제나 건설 현장의 마인드로 임하신다.
공무를 생산량이 시간에 비례하는 1차 산업에 포함시키는 역발상!!
까짓것 어떠냐. 일찍 출근해 점심에는 사우나 들르고 시간 외 수당 짭짤하게 챙기면 그만이지. 새벽에 일어나 졸리고 하품이 나더라도 자리에 제시간 맞춰 앉기만 한다면야…. 세상에 가장 멋있는 리더는 그런 사람이다. 머리 나쁘고 부지런한 분… 딱 이분이다.
4.
자…. 어제 그분의 활약을 소개하며 마지막으로 그분의 쌈박한 일화 하나를 소개한다.
"이 과일들은 항상 똑같게 나와요. 항상 배 멜론 사과 딸기이고, 배열 순서까지도 그대로예요. 청와대 들어온 이후 계속 이래요. 오는 사람은 한 번 먹지만 저는 매일 똑같은 것만 먹어요"라며 "사소한 것부터 바꿔야 해요. 변화가 중요합니다."
청와대 들어온 지 무려 보름이 지났다. 그 어마어마한 보름 동안 주방장은 과일을 왜 같은 것을 줘서 그분의 심기를 어지럽히는가. 2월 말에 들어와서 3월 초가 되었으면 벌써 계절이 몇 차례 지나지 않았는가. 그렇다면, 여름철 수박도 나와야 하고, 가을철 감도 나와야 하는데 말이지.
그리고 비서관들도 문제다. 주방장이 생각 없이 과일을 내놓으면 배 멜론 사과 딸기의 순서를 한 번씩 바꿔줘야 할 것 아닌가.
4개를 번갈아 조합하면 경우의 수는 4팩토리얼!! 무려 24번의 방법이 도출되지 않느냐 말이지. 그것만으로도 24일은 지날 수 있었는데….
거기에다 먹는 방법도 칼로 잘라먹고, 이로 베어 먹고, 주먹으로 부숴 먹고, 맨손으로 집어먹는 4가지 방법을 혼용하면 또다시 4팩토리얼 즉 24개의 방법이 나오지 않는가.
그뿐인가. 먹는 자세도 바꿔줘야지. 의자에 앉아 먹고, 일어서서 먹고, 들고 돌아댕기며 먹고, 화장실 들락거리며 먹고… 이래서 또다시 4팩토리얼! 24개의 방법.
마지막으로 식당 분위기도 바꾸자고. 창문 열어놓고 먹고, 커튼 쳐놓고 먹고, 조명등 켜놓고 먹고, 깜깜하게 해놓고 먹고… 이래서 4팩토리얼 24개.
자! 이 모든 방법을 다 쓰면 24x24x24x24=331,776번의 서로 다른 방법이 나올 텐데…. 그분의 역발상을 이해하지 못한 종자들 같으니라고….
하여간 오늘 아침부터는 역발상을 단디 배운 주방장이 요렇게 과일을 내놓을 듯.
'수분을 다 빼서 담백하게 만든 배'
'껍질을 벗겨 내고 씨를 발라낸 뒤 속살을 살짝 튀긴 바삭바삭한 메론'
'진흙을 발라 은근한 불에 구어 와인 한 방울 떨어드린 사과'
'청계천 맑은 물에 124시간 담가 숙성시킨 뒤 문경새재의 흙내음 가득한 황토를 발라내고 다시 낙동강과 한강을 적절히 배합한 소스를 바른 뒤 시멘트를 적절히 입혀낸 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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