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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이가 웃겨주는 유머

"허수 아부지, 부엉이골 배추밭에 CCTV 달아야겠수!"

당장 보일러 수리가 필요한 허수네 집에서, 올 가을에 들릴지도 모르는 허수 엄마의 근심에 찬

말이다.보일러 수리는 뒤로 미루고 그예,그 모아둔 돈으로 산골짝의 뙈기밭에 심은 배추 몇 포기를

지키려고 감시카메라가 등장할지도 모르는 야릇한 시절이다.

물론,풍자이고 이런 사태가 야기되는 상황도 바라지는 않는다.

 

이곳 아고라에서 이슈화를 시키니까 모든 방송들도 입을 열기는 했는데 보다시피, 농수산부의

입장을 그대로 전하는 내용에 불과하다.채솟값의 폭등이유를 기후 탓으로 돌리다가, 이제는

매점매석의 탓으로 돌리고 싶은 모양이다.그걸 태연히 씨부리는 언론이라는 작자들도 참 실없다.

 

배추 한 포기가 13,000원을 넘는데도 팔지않고 창고에 쌓아둔 유통업자가 있다면 당연히

능지처참감이다.

한편으로는, 그보다 더 오를 것을 믿고 팔지않았다면 그 배짱섞인 심지에는 박수라도 치겠다.

어디,지켜볼란다.과연 농수산부가 빼어든 칼에 적발되는 유통업자가 있는지를 말이다.

만일에,그런 사례를 적발하지 못한다면 농수산부가 뿔난 소비자들의 분노를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술책으로 규정될 것이다.

 

모든 방송들이 울며겨자 먹기로 채소대란을 보도 하는 행태에도 단계가 보인다.

처음에는 마트에 가서 관계자를 인터뷰한다.그 내용은 천편일률적으로 과도한 강우와 태풍 탓이다.

그 다음 단계는 당연히 고랭지를 찾아가서 이미 수확이 끝난 황량한 배추밭의 썩은 무녀리 배추

그림으로 채운다.최신식 버전은 유통업자들의 농간을 지목한다.이건 어느 방송도 다르지 않다.

 

4대강에서 사라진 비닐하우스를 보여주는 곳도 없으니,채소와 4대강의 조합은 치도곤으로 다스린다는

우격다짐이 있었는지를 의심하는 바이다.

그 뿐이 아니다.도심과 수도권의 물난리는 지겹도록 보여주지만 정작 붉은 흙탕물이 도도하게 흐를

4대강의 공사구간을 보여주는 곳이 하나도 없다.

그러고 보니,4대강이라는 단어도 요즘은 방송에서 들었는지도 의아스럽다.

 

예전부터 농작물을 지키는 방법도 다양했다.

참외밭의 원두막은 작물을 지키려는 것보다는 찾아오는 손님을 받으려는 목적이 컸고,

논에 허수아비를 세우는 목적은 새들과의 씨름이었다.

최근에는 산속의 작물을 지키기 위해 전기가 흐르는 전선을 설치한다는데,이것도 인간이 아닌

야생조수들이 대상이다.

인삼이야,워낙 고가의 작물이다보니 간혹 감시카메라가 설치됐다는 소문을 들었지만,

이제는 인삼밭의 CCTV를 떼어다 배추밭에 설치할 지경이 되었다.

 

금치라는 비아냥이 예전에도 몇 차례 있기는 했다.

그러나,하늘은 그리 잔인하지는 않아서 배추에 한했던 것이지, 작금의 사태처럼 모든 채솟값이

앙등하는 경우는 기억에 없다.가장 흔하던 푸성귀들이 일제히 주가를 높이는 희한한 시대를

경험하는 이 시대의 민초들은 행운이라고 혀를 비틀고 말하는 금배지가 나오지 말란 법도 없다.

그런 철부지 금배지들이 어디 한둘이라야 말이지...

 

정부의 대책이라고는 '하늘이 돕기만을 바란다'는 기도문을 닮은 게 전부이고,정권의 수뇌부들은

대낮부터 여자애들의 축구 금메달에 혼을 놓는다.북의 세습에만 초점을 맞추고 상상력을 동원한다.

그까짓 못난 놈들이 세습을 하거나 말거나 민초들은 관심조차 없다.

 

이 정부와 언론의 행태를 보자면...

 

흡사,소방관들이 화재현장에 출동해서 불길은 외면하고 개울에 물을 뿌리며 낄낄대는 장면이 연상된다.

참으로 21세기의 황당한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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