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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이가 찍어놓은 세상

길상사 (폰카메라)

 

날씨가 흐리던 날

미아동서당에 사전답사 다녀오는 길이었던거 같다.

오다가 우회해서 들린 길상사.

석탄일이 얼만 남지 않아서  분주하리라는 예상과 달리 차분한 분위기였다. 

 

길상사 말은 많이 들었지만

가보긴 처음이고 이렇게 지근거리에 그것도 수년전 뻔질나게

드나들던 동네에 있다는거에 더 놀랬다. ㅋㅋㅋ...

 

폰으로 찍으거라 거칠수도 있으니

그려러니 하고 보시길..... (^_______^)

 

 

길상사로 들어가는 담장에 어린 담쟁이 넝쿨들이

혈류마냥 벽에 생명을 만들고 있다.

 

삼각산길상사 일주문이다.

대한민국 대표요정...법정스님...단편적으로 알고 있던 길상사를

검색해보니 특이한 이력이 나온다.

 

간단하게 서술하면 이렇다.

길상사는 1980년대 말까지 삼청각,청운각과 함께 최고급 요정의 하나였던 대원각자리에 세워진 사찰이다.

성북동 산자락의 대원각 주인이던 김영한(법명 길상화)씨가 7천여평 대지와 40여동 건물을 1996년 법정스님께

조건없이 시주해 길상사로 바뀌게 되었고, 시주한 그분은 99년에 돌아가시고 현재 길상사 경내에

화장되어 뿌려져있다.

 

일주문 벽화 익숙한 느낌이다.

 

전엔 음식점이던곳이 스님들이 기거하는 방으로 바뀌었고

묵언수행하는 선방도 있고, 템플스테이하는곳도 있고,

수목이 우거진 자연에 조금은 순응하듯 지어진 건물이들이 아기자기하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권불십년

 화무십일홍

 

..................................!

 

연등에 무슨 사연을 실었기에...

여인의 모습이 한가해 보이는 마당과 연등들의 하늘과 잘 어울린다.

 

극락전 마당으로 통하는 측면 문이다.

 

 

옛 요정의 화려함을 조금이나만 엿볼수 있는 벽화이다.

없애지 않고 보존해준 사람들의 노력이 보인다.

 

 

극락전 마당은 연등의 천정이 만들어져 있다.

 전혀 외로워 보이지 않는 작은 불상

 극락전 앞 회화나무 주위로 열매 열리듯 달리 연등들...

밤에 더욱 아름다울것 같다.

 

범종각이다.

우측 뒷쪽으로 그러니까 범종 아래에는 생수가 흘러나온다.

길손이 목을 축이기에 안성맞춤이다.

 

가톨릭 신자이면서 가톨릭 예술분야의 커다란 획을 긋고계신

최종태교수님의 조각상이다.

창작 불상이라고 한다. 그분의 작품을 수없이 많이 봐온터라

첫눈에 알아봤지만 불상은 말로는 들어지만 보긴 처음이다.

낯설지 않고 더우기 친근함에 놀라게 된다. 

 

오후 햇살에 더욱 아름답게 보인다. 

 

 이들은 이자리에서 세대교체를 준비하고 있다.

세상에 아무리 하찮은 미물이라도 본디 타고난 본성이있고

존재가치가 있다고 한다.

이 기와들도 이렇게 한켠에 놓여있다가 지붕의 한조각이 될것이다.

 

 

 

흰색의 연등들....

죽은이들을 위한 기원이 담겨있는 등이다.

 

 

 

 

 

어디서 날아든 새들인지

길상사엔 계속 새들의 노랫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천재시인 백석의 연인 김영한님을 닮은 사찰 길상사는

찾아오는 모든 이들을 따뜻하게 맞아주는 곳이었다.

없어질 뻔한 이곳을 시주하므로써 모든이들에게 

편안함을 주신 김영한님과 법정스님과 관계자분들이 고마웠다. 

 

 

일주문을 나서기전

자판기 커피 한잔을 마시면서

잠깐 둘러본 길상사 돌이켜 생각해본다.

 

세상은 도전하는 이에게

결국 문을 열어주지만

자신을 두려워하는 이에게는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는다.

 

한 인간이 감당하기에 너무나 고통스러운 가난을

오랫동안 겪었던 챨리 채플린이 남겼던 말이 일주문을 나서면서  생각난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일주문을 나서면서 난 이렇게 되뇌이고 있다.

내가 아닌 더블어 함께라면

세상은 열신히 살아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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