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빛 얼굴에 평온한 표정이 내려앉습니다.
그 위로 나풀거리는 치마같은 여러 세상이 지나갑니다.
나 역시 그랬을 것인데 어리석게도 작은돌 하나로 잠든
당신의 수심을 짐작하려한 적이 있습니다.
당신이 먼저 뻗어나가면 나 또한 뒤미쳐
당신의 물그림자에 닿을것임을....
내가 앞설 때는 도움닫기 하는 담쟁이처럼
당신 또한 금세 뒤따라 올것임을....
당신과 나는 어처피 한물결 속에 움크려 존재하는 것임을....
뒤 늦게 알게 되는 진실과 마주했을때처럼
곤혹스러운때가 있을는지오.
바다는 저많은 세상의 행로를 기록하느라
쉴 새 없이 펴졌다 주릅집니다.
천년의 얼굴을 걷어치우며 안단테의 선율로
저녁노을을 물들입니다.
그러고도 어째서 저토록 고요하고
묵묵한 얼굴인지 생각하고 생각하게 합니다.
꼬불꼬불한 꽃 한 송이 피어납니다.
눈 밖의 세상에 연연하지 않고 자라나는
한 줄기 희망을 바라봅니다.
몸속까지 박힌 절망 끝끝내 빼내지 못했던
지난날을 돌아봅니다.
언제고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것은
얼마나 다정한 일인가요.
밑바닥을 치고 올라와 새롭게 청춘을 일구는
열정은 얼마나 어여쁜가요.
일장춘몽의 한낱 치기로 머물러 있을지라도
그것은 얼마나 큰 위안인가요.
차가운 밤공기가 얼굴에 상쾌하게 튕겨 나옵니다.
삶이란 저리도록 아름다운 혁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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