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치고 지쳐서 떠난 여행이었다.
낙조에 꽃을 팔러 갔었어야 하는데......
안식이 필요하다는 핑계로 산속에 접어들었다.
다음날엔 바닷가로 접혀들었다.
햇빛 좋은 바다에서 소주는 아닌것 같아서
혼자서 놀았다.
봄 날씨라가 michin撚 널뛰듯이 비에 바람에........
전날 선장님과 통화중 몸도 별로고, 풍랑주의보가 내릴것 같아서 안가신다고 했지만
심심해서 새벽산길을 내리달려 선장님댁 대문 앞에 주차하니
" 내 이럴것 같아서 나와 봤습니다." 하면서 반겨준다.
오늘은 사진이나 찍으시죠 그랬더니 "바다에 나갑니다~!"
(^_______________^)
카메라 장비는 다시 차안에 두고 선장님을 따라 나선다.
즐거운 표정은 방파제 안쪽에서만 볼 수 있다.
방파제 밖으로 나서는 순간.......
오우~~ 나 내리고 싶다.
진짜 내리고 싶다.
파도가 장난이 아니다.
한라산이 파도속에 잠겼다 나왔다 한다. ^^;;;
지귀도 북쪽 파도가 없는 곳에 자리를 잡고
크릴 한마리 꿰어 던지자 돌풍같은 바람이 인다.
근처엔 배가 없다. 걍 들어가자고 하자니 존심도 상하고 버텨봐....?
으윽~~ 어제 먹은 쐬주가 하루가 지나서 올라오는것 같다.
이러다가 용왕님 면전 더럽힐것 같아서...
아랫배 힘주고 호흡 조절해보지만 파도속을 오르락 내리락하는 한라산....
끝내는 .......................................
너울이 약한곳을 찾아서 다시 자릴 잡지만
흐미~~ 한번 시작한 울렁증은 가실줄 없으랴~~
이노메 바람은 지랄맞게는 부네.....
우욱~~~~ ㅠㅠ
선장님 눈 한번 마주치고는 앙카를 감는다. ^^;;
파도를 타고 넘을때 마다 아랫배 힘주고 한라산아~ 어딧니 하지만
머리 빙빙~~ 팔다리 흐느적~~~
부두에 접안 난 거의 세시간넘게 차안에서
혼수상태....... ㅠㅠ
아~~ 내게 평안과 안식이 필요했었는데....... 무리한것이야~~~
서서히 혼수상태에서 깨어나면서
뭔가를 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세포들이 긴장한다.
새벽에 해녀작업하는거 사진 찍어도 좋다는 말이 기억나서다.
5년만에 어렵게 승낙을 얻은건데....
그런데 몸은 운전석에 가라앉고 싶고.....
겨우겨우 찾아간 해녀들 작업하는 해안...
파도가 제주 작은 오름만큼씩오고 해녀들은 파도에 이리저리
밀리면서도 8시간째 작업중이다.
기다리는 동안 방파제에서 낚시대를 담구니
허걱~~ 멸치가 교통사고 당해서 꼬리를 꿰어 나온다.
바다에 온통 푸른색 멸치때다~~!
컨디션만 좋다면 신발벗고 잡으면 금방 몇키로그램은 잡을 수 있을것인데......
멸치가 운이 좋은것인지..... 내가 운이 좋은것인지...... ^^
아무것도 하지않고 앉아서 내리는 비와 바람을 맞는다.
내리면 흐르다가 바람에 날리는 빗방울...
옷이 좀 젖으면 어때.....
맘은 건조한데.....
오후 3시 작업을 끝내고 들어오는 해녀들...
일단 해녀들에게 먼저 공개한 후 선별해서 공개 하기로 하고
난 이리저리 옮겨 다니면서 한사람 한사람을 렌즈에 담는다.
그분들의 표정과 눈빛과 주름과 강건함을 담고자 정신없이 셔터를 눌렀다.
해녀들이 정리 후 다 떠나고도 젖은 자리를 찍고자 했다.
그들의 삶을 더듬어 보기라도 하듯이.....
다시 산으로 들어간다.
고사리 삶은 냄새가 그윽하다...
창밖은 비바람에 봄 새싹들과 여린 나뭇가지들이 소리내어 운다.
무서우리만큼 쎈 바람이 밤새 창밖에 서성인다.
돌아가는 길.....
세찬 바람도 빗방울도 ......
다 지난밤 이야기.....
새초롬한 햇빛이 뚫린 창호지처럼 들어온다.
틴들현상이라고는 하지만 차라리 뚫린창호지빛이 더 어울린 빛들이다.
ㅇ
평안과 안식.........
삶을 알아 갈 수록 이들은 작아지고 멀어졌다가
삶을 마감 할때쯤 오는것인지....
난 알 수 없지만 한가지... 평안과 안식이 어떤 사람들에게는 사치가 될 수 있다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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