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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이네 살아가는 세상

자동차세 알아보고 내세요....!!!

6월 말입니다. 여름 채비 잘 하고 계신가요.  

슬슬 휴가비 마련해야 할 때인데 매년 이맘때면 적지 않은 돈이 지갑에서 사~악 빠져나갑니다.

바로 '자동차세'죠. 오늘은 요 '자동차세'와 '승용차 요일제'를 살짝 엮어 보려 합니다.

혹시 여러분 이름으로 자동차가 등록돼 있나요?  

그렇다면 여러분이 축구에 열광하고 있던 사이 조용히 도착한 고지서 한 장 있을 겁니다.

매년 6월초(통합고지 원하지 않을 경우 12월에도 나오지만), 다섯자리에서 여섯자리 숫자가 찍힌 채로 날아들어 "가뜩이나 돈 없어 죽겠는데" 푸념을 하게 만드는 그 고지서. 바로 '자동차세 납세고지서'입니다.  

여러분은 승용차를 몰고 다니시나요?

그리고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승용차 요일제에 참여하고 계십니까?

그렇다면 이 글을 잘 읽어보세요. 도움이 되실 겁니다.

지난해부터 서울시에서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제도가 있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승용차 요일제'가 그것입니다.

월요일에서 금요일 중 하루를 골라 그날만큼은 차를 끌고 나오지 말자는 계획입니다.
'고유가 시대 에너지도 절약하고 극심한 교통체증에서 벗어나 공기를 더욱 맑고

깨끗하게 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좋은 취지입니다.

잘하는 겁니다.

이거 너나 할 것 없이 해야 합니다. 승용차 소유하고 계신 분들 다 해야 합니다.

서울 차 너무 많습니다.

청계천, 시청앞 광장, 서울숲 등 예쁘게 단장한 녹색공간에 누워 매캐한 매연을 음미하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라치면 가슴이 아주 째집니다.

내로라하는 도시로 손꼽히려면 가급적 차 안 끌게 해야 합니다.

아니 알아서 좀 안 끌고 나와야 합니다.


그렇다면 승용차요일제 효과가 좀 있을까요.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서울시 등록차량 중 꽤 많은 차에 참여 표시 스티커가 동그랗게 혹은 네모나게 붙어 있습니다.

하지만 강제성 없습니다. 공무원이 더 안 지킨다는 보도도 있습니다.

전자태그를 도입해 카메라 단속을 하고 있지만 지방자치단체, 정부투자기관, 정부산하기관,

교육시설 등에만 필수적용되고 있을 뿐 일반 시민들에게는 계도성 캠페인이기 때문인지

아직 '취지에만 공감하는'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이기도 하겠고, 또 더 많은 차량의 동참을 위해 서울시가 2006년 들어 이 승용차 요일제

참여차량에 몇 가지 당근을 제시했습니다.

대부분의 아파트나 가로수를 통해 펼침막 홍보를 하고 있는 것처럼 '자동차세 감면,

보험료 할인혜택'이 이것입니다.

세금 감면과 보험료 할인이라. 두가지 모두 얼마나 매력적인 얘기입니까. 구미가 확 당길 수밖에요.


승용차요일제에 동참하고 있던(제가 지정한 월요일에는 정말 한 번도 차를 안 끌었습니다)

저는 지난 2월 동사무소의 우편물을 보고 전자태그를 발급받았습니다.

정식으로 승용차요일제를 신청한 것이죠.

쉽게 말해 이전까지는 스티커만 붙이고 다녔다면 내가 서울시의 정책에 동참하고 있다는

사실을 정식으로 접수한 것입니다.

'자동차세 감면, 보험료 할인이라.' MB가 예뻐보였습니다. 일 잘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6월이 왔습니다. 납세고지서가 나왔습니다.

'얼마나 깎였을까...'

궁금한 마음에 서둘러 고지서 끄트머리 '풀기'를 해체하고 세 갈래로 열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지난해 고지서랑 똑같은 형식의 고지서였습니다.

도대체 자동차세가 감면이 된 건지 안 된건지, 됐으면 얼마나 됐는지 전혀 알수가 없었죠.

다른 사람들은 모두 제대로 감면 혜택을 받아 새 양식의 고지서를 받았는데

저는 나름의 결격사유가 있어 기존 고지서가 그대로 발송된 듯한 마음이었습니다.


따져봐야 몇 천원이고, 승용차 요일제에 동참한 자체만으로도 그 의미를 찾을 수 있겠지만

일단 확인은 해봐야겠다 싶더군요. 


관할 구청에 전화했습니다. 다행히 친절하더군요.
고지서에 적힌 금액을 물어본 뒤 뭐가 얼마 뭐가 얼마 % 계산을 해 보더니 "5% 할인혜택 받으셨네요" 하더군요.


"고지서에 그 사실을 밝히셨으면 더 좋을 걸 그랬네요. 할인 여부를 직접 전화해서 확인할 필요 없게끔."


이 공무원, 대번에 맞장구 칩니다.

"저희도 참 곤란합니다. 다른 업무를 못봐요. 문의전화 때문에요. 시청 전산팀에 수차례

 (할인 사실 문구를 넣자고)얘기를 했는데 결국 안 됐어요. 내년엔 바뀔 겁니다"



다행이었습니다. 일단 자동차세가 할인된 것을 확인했고 서울시가 '뻥'치지는 않은 것이니까요.

그래도 조금 아쉽더군요. 이번엔 서울시청 승용차요일제 담당팀에 전화를 넣었습니다.


이쪽에서도 순순히 인정합니다.

"아직 초기여서 그렇습니다. 이해해 주십시오."


이해합니다. 집집마다 1~2대씩 있는 승용차를 '자발적으로' 끌고 나오지 말라는 정책이

자리잡히기까지는 여러가지 요소들과 함께 시간도 꽤 걸리겠죠.

하지만 서울시정이 답답하다는 생각은 떨칠 수가 없더군요.

'2006년 승용차 요일제 참여차량에 다양한 혜택이 주어집니다'라는 대대적인 광고를 하기 시작한게 올 초인데요. 지난 6개월동안 야물딱지게 준비해 그 혜택의 알맹이를 보여줬더라면 훨씬 효과적이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죠.

'귀하는 승용차 요일제 참여차량으로 자동차세가 5%할인됐습니다. 앞으로도 승요차 요일제에 적극 참여해 주시기 바랍니다'


고지서에 이 한 문장 찍혀 있었다면 승용차 요일제 동참자들에게는 혜택도 확인시키고 동시에

정책홍보 효과도 대단했을 것 같은데.....일 잘하고 칭찬 못 받는 건 아닌지.

알고보니 보험료 할인도 특정보험업체 특정상품에만 적용된다는 군요.

이 정책은 아예 요일제 자체의 취지를 흐리게 하는 것 같습니다.

확대하든지 폐지하든지 했으면 좋겠고요.

어쨌든...푸짐하다던 승용차 요일제 참여 혜택. 이래저래 2% 부족합니다.


승용차 요일제 참여하고 계신 분들 중 아직 자동차세 안 내신 분들 꼭 관할구청에 전화해서 확인하세요. 이건 권리입니다. 아 그리고 빨리 납부하세요. 과태료 냅니다.


+) 서울시 승용차요일제 홈페이지의 대응이 너무 느리더군요. 답변이 일주일 있다 달리는 경우도 있고. 6월 한달만이라도 관리 잘 해야겠는데요. 문의가 쇄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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