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8주만에) 쉬는 휴일이다.
아이들은 평일하고는 다르게 일찍 일어나서
얼른 일어나라고 채근하는게 우리집 모습이다.
집사람은 갑자기 떨어진 프로젝트로 지난 금요일부터
정신없는 상태다.
아이들의 떠들고 심한 장난에
신경질이 묻어나는거 같아서
데리고 뒷산에 올랐다.
각자 물통과 즉도를 들고 올랐다.
신나하는 아이들은 헉헉거리면서도
잘 올라간다.
산중턱에 도착한 아이들
쉬자면서 즉도부터 든다.
예진이는 정식으로 자세부터 배우고
윤석는 몇번 휘젖더니
반복되는 동작이 지겨워 지는지
자기는 나무꾼이라면서 도끼로 나무를 치듯 쳐된다. ^^
< 예진의 엉성한 자세>
< 대결을 시켰더니 ..도망치는 윤석에게 퍽~! >
무방비 상태의 한방을 위험한거라고 한소리 들었다.
< 윤석이는 칼질 몇번에 지친다면서 휴식이 필요하단다. >
< 봄은 어린 잎파리에서 부터 오는가보다 개암나무 좋류 같다. >
< 머리에 꽃을 꼽고 동막꼴의 한 장면을 하다가 카메라를 보더니 뻘~~쭘~! >
진달래를 보더니 둘이서 낙엽이 수북한
미끄러운 산을 오른다.
윤석이는 몇번이고 미끄러지면서도
따라간다.
누가의 꽃을 꼽는걸 보더니
바로 한개를 따더니 그대로 따란한다.
꺽지마라고 햇는데도
꺽어서 머리에 꼽고 "월컴투 동막꼴"의 한 장면을 재연한다.
한참을 웃다가 카메라를 꺼내드니
저도 쑥스러운가 보다.
그래 아빠 어렸을때만 해도
지천에 진달래라
한줌 따서 주먹채 입에 넣곤
오물거리다가 일부는 삼키기도하고
일부는 뱉어내면
분홍색으로 물든 혓바닥과 압안을 보고
웃고 좋아했었는데...
지금은 중금속 오염과 환경문제들로
꽃을 보기만 해야하는 요즘 아이들...
니들이 꺽어버리면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없지않겠냐는 말에
꺽지 않겠다는 약속을 한다.
산길을 내려오면서
진달래 꽃잎으로 화전을 해먹었단다 했더니
아이들은 이해를 못하나보다.
자그마한 빈대덕 모양 쌀반죽에
분홍색 진달래 꽃잎를 고명처럼 얹어놓으면
그렇게 이뿔수가 없었다.
아버지께서는 소주한잔에
보기에도 아까운 진달래전을 드셨고
우리는 호호~불면서 뜨거움을 식히고 있었다.
내가 크면서는
진달래를 한바구니 따다 드리면
각종 약초와 같이 약술을 만드셨던 어머니.
딱 한번 먹어본 진달래화전.
진달래가 지천으로 피면
한번 해볼 일이다.
허기짐의 한과 나무꾼의 낭만
시인의 포만감과 정신적 공황
내게는 진달래는 그리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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