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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이네 살아가는 세상

살아볼만하다.

 

 

 

텅빈거리... 

꺼진 가로등...

인정없는 삭막함이 무정한 때문이겠는가!

 

명동성당 언저리에서

담배나 한대 피우고 내려올까하고

발길을 돌렸다.

 

은근한 불빛에

자애로움과 평화를 구하는 성상들이

지금은 한낱 조형물에 불과할뿐이다.

 

 

그렇게 들머리를 향하고

많은 아는 성직자들과 마주쳤다.

제12차 천주교전국사제단시국미사라는 말에

불담근 삐땅을 보는 느낌이다.

 

낮은곳에서 가난한이들과 함께

정의를 위한 한걸음.......

편안함보다는 약간의 불편함도 감수하는 이들...

존경스럽긴 하지만 불편한 맘이 이들과 함께 하긴엔

여유가 없다.

차가운 바닥의 한기에 움츠리다가

종로거리를 횡으로 걷는다.

 

녹녹치않는 삶이라도

개똥같은 희망을 갖고

늘 깨어있기를 바라는 소박함도 뿌옇다.

 

발길에 채이는

거추장스러운 편린들

벤치에 널어놓고

소주잔에 주섬거려 넣곤

털어넘긴다.

남는거는 담배연기로 공중에 흩뿌린다.

 

걸러진 앙금은

앞가슴주머니에 넣고

빈 벤치를 바라보고 발길을 돌린다.

 

세상은 살아볼만하다고

체면을 걸듯 걷는다.

눈꼽만큼의 가을이 덜어져 나간다.

 

언덕길 횡하는 서늘함이

가슴에 부딪쳐 팅겨나간다.

그래 이렇게 살아가는거야.

 

미명의 구름보며

아 따뜻한 이불같다라는 착각같은

희망이 지금을 있게 하는거다.

 

홀로는 쓸쓸하고

더블어 있으면 외로운 사람들

같이 있다는 느낌이 약해지는

찰라

찰라의 시간들엔

깊은 외로움에 목이멘다.

 

가을이 길떠나게 하는게 아니고

내가 가을을 떠나고 있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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