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하루 내내 방바닥을
딩굴거리고 나니
컨디션이 많이 좋아진듯하다.
파스냄새도 좀 지겹기도하고
잠들어 조용한 집안은 적막하다.
가을 깊어가는 밤 풍경은
느낌이 없다.
잠도 오지 않는 밤.
게을러 묵혀둔 릴를 꺼내어 청소하기로 한다.
잠시 주춤하곤 머리속을 비울 요량으로 분해한다.
막상 뜯어놓고 보니 쉽지 않는 작업에
괜한 일 별렸구나 한다.
잠시 손을 놓고
밤하늘의 담배 연기를 보며
우리가 보는 시각만큼만 느끼는 우매함에
잠시 생각하게 한다.
집착이란 무엇일까?
집착과 사랑의 차이는?
법정스님이 말씀하시길
집착이 곧 괴로움이거늘....
괴로우면 집착이고 즐거우면 사랑이다.
차분한 마음으로
4시간에 걸쳐 완전하게 분해조립을 마친다.
집착은 "왜"라는 말이 필요하고
사랑은 "왜"라는 말이 필요치 않다.
집착은 아낄 줄 아는것이지만
사랑은 아까움을 모르는것이다.
집착은 희생할 줄 모르고
사랑은 희생할 줄 안다.
집착은 계산된 행동이지만
사랑은 끝없는 자기희생이다.
집착은 기다림이 곧 고통이지만
사랑은 기다림이 곧 행복이다.
집착은 그 사람의 화려함에서 오지만
사랑은 그 사람의 마음에서 온다.
내게 낚시는 집착일까?
내게 낚시는 사랑일까?
내게 방송은?
내게 사진은?
누군가를 만나면서 제일 힘든것은
내 마음을 열어 보이는것
그 보다 조금 힘든덧은
그의 마음을 읽는것
그리고 그것이 힘든 이유는
단지 좋아하는것이 아니라
사랑 하는것이기 때문에....
내가 당신을 사랑 하는것이기 때문에.....
내게 있어 낚시는 " 대화 "다.
바다를 마주하고 심해를 느끼고
띠엄띠엄 말을 풀어가는 대화이다.
앙금이 걸러져
심해에 가라앉으면
비로소 주섬주섬 나를 챙기는 대화이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게하고
들리지 않는 것을 듣게한다.
갈 수 없는곳을 가게하고
할 수 없는 일을 하게한다.
나를 부르는 이의 목소리를 듣게하고
나를 부르는 내 목소리를 듣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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