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 회복되도 고용은 없다 ==> 신 빈곤층 증가
<뉴욕 타임즈> 2월 20일자에 나온 기사로 미국의 실업문제와 관련한 시리즈 기사 중 하나다.
"The New Poor". 新 빈곤층.
특히 이번 기사는 현재 미국의 경기가 미약하나마 반동의 기미를보임에도 불구하고
왜 실업자수는 계속 늘어만 가는지, 그 해답을 미 노동부의 고용 통계자료를 통해
설명하고자 한다.
우리는 흔히, 지금의 경기침체가 끝나면, 침체기간 동안 발생했던 실업자들 대부분은 물론,
새로 고용시장에 진입하는 '새내기'들에게도 더 많은 기회가 찾아 올 것이라 기대한다.
그러나, 우리가 경험했듯이 실제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왜 그런가?
특히 2008년부터 시작된 미국의 경기 후퇴.
이로인해 발생한 누적 실업자가 공식적으로만 1천5백만명.
이 중에서 반 년 넘게 실업자로 지낸 장기 실업자가 6백3십여만명이다.
미국 경기가 완전히 회복된다면, 이들 1천5백만명은 다시 일자리를 찾을 수 있을까?
미국 경제학자들 대부분의 대답은 "No"이다. 왜 그런가?
우선, 실업자수가 너무 많은 것이 첫번째 이유다.
경제가 다시 팽창하더라도 지난 2년간 발생한 실업자는 물론,
그 전부터 누적된 실업자들을 고용하기란 불가능할 정도로 실업자가 너무 많다.
이들을 흡수하려면 적어도 한 달에 10만명 이상의 일자리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한다.
두번째는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사기업들은 고용을 점점 줄여왔다는 점이다.
1948년이래 미국 정부는 고용과 실업에 대한 조사를 본격적으로 해왔는데,
기업들의 고용 패턴을 살펴보니, 이들은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고용까지 과거 수준으로 회복하지는 않았다.
이렇게해서 점점 쌓여가는 실업자들은?
바로 The New Poor, 새로운 빈곤층이 되는 것이다.
현재까지 집계된 장기 실업자 6백3십여만명이 바로 이 新빈곤층으로 새롭게 진입한 사람들이다.
원래 이들 대부분은 미국의 중산층이었지만, 기업이 새롭게 요구하는 기술과 높은 학력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기에
재취업이 안되는 상태로 장기 실업신세가 된 것이라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기업은 왜 점점 더 고용을 줄이는가?
"미국 기업의 최고목표는 이제 주주들의 이득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기업은 기본적으로 노동자란 무용한 존재들이라 생각한다. (기업은) 적게 고용하고
노동자를 대체할 자본과 기계를 찾는 것에 더 노력을 한다."-알렌 시나이 소장, Decision Economics
현재 대부분의 대기업들은 빠른 수익을 내길 원하는 투자자들에 의해 장악, 소유되어있다.
따라서 빠른 수익을 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이고 쉬운 방법으로 직원들의 임금 삭감이나 해고 등을 선호하게 된다.
또한 노조의 힘이 약화되감에 따라 고용인이 직원들을 파트타임이나 임용직(임시직원)으로 더욱 쉽게 바꿀 수 있게 됐다.
역시 비용을 줄이기 위해 높은 수준의 기술이 필요없는, 심지어는 일부 화이트 칼러 직종도 많은 부분
아시아나 라틴 아메리카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
가령, 미국 자동차업계의 경우 2000년 이래로 약 5백 6십만명의 노동자를 해고했다.
이들은 비교적 낮은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이였지만 그래도 '중산층'으로 살 수 있을 만큼의 임금을 받았던 사람들이다.
미 노동국에 따르면, 50, 60, 70년대 경기 팽창으로
연간 고용 증가율이 3.5%, 80, 90년대가 2.4%인 반면,
2000년대에는 0.9%로 지속적인 하락률을 보였다.
2000년 이후의 고용패턴을 보면, 경기 호황의 끝무렵이던
2000년에는 사기업 시장으로 신규 또는 재고용 된 사람이 3천4백만명.
경기가 침체였던 2001년에는 3천1백6십만명.
경기가 회복되기 시작한 2003년 후반에는 2천9백8십만 명 정도로 고용은 점점 줄어만 갔다.
그리고 지금의 문제는 이처럼 지속된 고용 감소율의 패턴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다.
결국, 경기가 회복되어 기업들이 다시 이윤을 내기시작해도 실제 일반 사람들의 고용은 늘지않는,
Jobless Recovery. 고용없는 경기회복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2008년부터 시작된 경기 불황에서는 이런 현상이 더욱 두드러 질 것이라고 많은 미국 경제학자들은 전망한다.
미국에서는 전통적으로 자동차, 건설, 은행이 경기를 침체로부터 끌어내는 역할을 해왔다고 한다.
그러나 정부로부터 대대적인 보조를 받았던 은행의 경기만 다소 살아났을 뿐,
자동차와 건설 경기는 여전히 침체 일로다.
또한 금융업계의 심한 부침현상 때문에 신규 일자리의 주요 공급처라 할 수 있는
중소기업과 새로운 벤처기업으로는 돈이 흘러가지 않는 것도 문제다.
따라서 이렇게 생긴 新빈곤층은 실업보험같은 정부 보조금에 기대어 살아갈 수 밖에 없게 된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을 위한 미국의 사회 보장제도가 취약하기 짝이 없다는 점이다.
게다가 일부 빈곤층 연구자들은 기존의 사회보장제도를 확대한다한들
현재의 대량 실업 사태를 완충할 만큼 충분하지 못하다고 지적한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작년에는 평균적으로 실업자의 약 3분의 2만이 주정부로 지급되는 실업수당을 받았다.
나머지는 그 수령에 지쳤거나 수령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거나 아니면 몰라서 신청조차 못한 경우라고 한다.
현재 미국의 정치가 불안한 이유가 바로 이 높은 실업률 때문이다.
예전에 토마스 프리드만이 타임즈 칼럼에 썼던 것 처럼, 미국의 정치가 불안하다는 말...
예전에는 못 들어봤을 정도로, 전례없이 높은 실업률 때문에 진짜 요즘 미국 정치가 불안하다.
한 때 소동으로 끝날 것 같았던 Tea Party 가담자들이 극우인사들을 점점 더 많이 모아 하나의 정치 세력으로까지 커가고 있는게 그 증거다. 또, 말그대로 오바마 행정부의 모든 정책을 사사건건 반대하는 공화당의 행태도 미국 정치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이런 가운데, 실업자들을 '먹여살릴' 만큼의 실업 수당도 정부에겐 버겁기 짝이 없는 일이다.
컬럼비아의 제프리 삭스 교수가 분석한 것을 보면, 정부가 외국-주로 일본과 중국-으로부터 빌린 빚(!)으로
운영하는 나라 살림이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국토방위, 실업수당, 일자리 훈련, 주/지방 정부 지원금, 고등교육재단을 위한 연방재원,
인공위성과 기타 우주계획, 미 과학재단금, 미 보건 연구소(NIH), 미 해양 및 대기부(NOAA), 푸드 스탬프, 저가 주택, 도로, 다리,
환경보호 및 보전, 사법체계, 외교, 대체 에너지 개발 등등....
완전 빚잔치다.
미국 사람들이 요즘 대놓고 무서워하는게 뭔 줄 아나?
미국이 외국에서 빌린 돈에 대한 이자조차도 제 때 못낼까봐서다.
결국, 한정된 재원하에서 재정을 꾸리려면, 우선 순위를 잘 정할 수 밖에 없다.
미국 사회를 전례없이 불안하게 만드는 대량 실업자들을 위해 실업 수당을 확대하는 것. 재취업 교육을 강화하는 것.
미국의 공교육 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보완하는 것.
그리고...삭스 교수도 지적했듯이, 중산층에게도 세금을 더 내달라고 하는 것...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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