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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이네 살아가는 세상

아들의 체험학습

 울 아들은 지금 현재 엄마한테 종아리를 맞고 내옆에서 훌쩍거리고 있다.

자기 물건들을 정리하지 않고, 책가방도 정리하지 않고 잠자리에 들려다

심기가 불편한 지 엄마에게 응징을 당했다.

 

"그니깐마~ 니 껄 정리 좀 잘하지 녀석아~!"  안아줬더니 애써 참았던 눈물이 또르르~~

 

자기가 잘못한 것들이 몇개인지 스스로 결정해서 5대를 회초리로.....

한참이 지났지만 아직도 훌쩍거린다.

회초리 맞은 종아리가 걱정되는지 안티프라민 같은걸 발라줘서 방안에 냄새가~그윽하다.

........................

 

추석 전 주말에 아들과 영종도 갯바위를 다녀왔다.

사진 하단엔 8/18이라고 되어있지만 9/18이다.

원래는 체험학습 신청하고 충남 오천항으로 쭈꾸미낚시를 갈 계획이었지만 꽝되어서

놀수는 없고해서 영종도 망둥어 낚시를 가기로 했다.

 

도착해서 선크림 바르고.... 만반의 준비를 한다.

아이스쿨러에는 얼린물과 아들의 음료수 먹거리만  들어있다. 

 

 

 

 

내가 망둥어를 낚는 동안  아들녀석도 두마리를 잡았다.

이제는 제법 혼자서도 잘 끌어올린다.

후두둑 오던 입질이 뜸해지자 쿨러를 열고 음료을 마시고

과자를 드시더니 이내 또 심심하다고 노래를 한다.

 

돌게를 잡게 채비를 해달라고 한다.

입질은 계속오고 잠시 기다리라고했더니 넓은 방조제를 산책하듯이 다닌다.

그러곤 와서 채비를 해달라고 보챈다.

갯지렁이 두마리 엮어 채비를 만들어주는 동안 니가 입질오면 릴을 감아라하곤 채비를 해줬더니

1분도 안되서 방조제 바위틈에 뜯어먹곤 또 해달란다. 헐

 

이번에 무지막지한 채비를 만들어 주기로 한다.

한뼘 조금 안되는 망둥어 한마릴 바늘로 입과 등에 바늘을 꿰고 망둥어 몸뚱이에 서너군데 칼집을 내줬다.

왜..? 왜..? 쏟아지는 질문에 답을 해주면서 망둥어 채비를 루어대에 걸어줬더니 몇번하더니

불편하다면서 막대기에 묶어주란다. ㅋㅋㅋ

 

앉아있는 모습이 제법 편안해보인다.

 망둥어를 바위틈에 넣고 잠시 후에 건져내니 돌게 몇마리가 물고 있다.

 낚고 또 낚고.....

 

 이제는 넣기만 하면 돌게들이 물고 늘어진다.

 

 아들 넣고 숫자를 100까지 세고 꺼내봐라 했더니만

잠시후 큰소리로 나를 부르며 난리다.

얼른 옆으로 가보니 망둥어가 안보일 정도로 돌게들이 달라붙어 있다.

지 손으론 다 처리를 할 수 없으니 나를 부른것이다.

펫트병을 주워다가 구멍을 내줬더니 순식간에 한통을 채운다. ㅋㅋㅋㅋ

 

 하두 많이 물고 늘어지니 이제 돌게도 시들해지나보다.

 주워담다가 떨어진건 처리도 하지 않는다. 작은게들은 다시 물속으로 돌려보낸다.

아무말도 않고 지켜보는것도 재미있다.ㅋㅋㅋㅋ

 

이젠 배고프다할때가 됬는데 생각하자마자 점심 언제 먹느냐고 한다.컥 ㅠㅠ

낚시를 접고 잡아올린 망둥어를 손질해서 쿨러 넣고 방조제 울타리를 넘어 나무 그늘에 자리를 잡는다. 

준비해온 컵라면과 김치 얼음물만 있지만 맛있게 먹고 좀 쉬자했더니.....

 솔방울을 집어들고 쑈를 보여준단다. ㅋㅋㅋㅋ

 

 

 덥기도 하고 바람도 시원해서 점심먹고 그늘에서 놀다가 가려고 했더니

아직도 채비를 들고서 다시 돌게를 잡으로 가잔다.

ㅋㅋ...

  

 

쪼금만 쉬자하는데 화장실이 급하다고 한다.

헉~ 화장실은 2키로미터나 떨어져 있는데~

방조제  후미진 나무밑에서 일보고 오라고 했더니

잠시후 솔잎으로 살짝 덮어놓은 뒷처리까지 하고 왔단다.ㅋㅋㅋ

 

잠깐 누웠다가 일어나 방조제안쪽 상황을 보고오는데

아까 아들이 엉덩이를 까고 엉거주춤했던 장소에 누군가 자리를 깔고 누워있다. 허걱....

 

"아들 너 조금전 저기서 일보고 잘 덮어놓고 왔지?"

".........." 얼굴이 굳어지면서 찡그린다.

"..........!"

그곳에 가까이 다가가보더니 정확히 돗자리 중간이 지뢰가 묻혀다고 한다. 헉...

"돗자리 뒤집으면 어찌 되었을까?"하면서 묘한 표정속에 살짝 미소도 묻어나는거 같다.

"어찌되긴 짜식아~ 얼른 우리도 돗자리 걷어서 여길 뜨자~!"

우린 그사람들께 미안하기도해서 서둘러 자리를 정리하고 그곳을 떠 을왕리로 왔다.

오는내내 아들은 똥 얘기만 하였고 나 또한 아주 묘한 기분으로 ㅋㅋㅋ.....

 

아들녀석은 옷을 입을채로 바다속에서 한참을 놀다가 나와선

또 먹을것을 먹곤 들어가 논다.

 

돌아오는길...

"아빠 그사람들 돗자리 잘 게어쓸까?" 하면서 씨익 웃는다.

"몰란마~!" ㅋㅋㅋ.....

조용해서 뒷좌석을 보니 곤하게 잠들었다.

 

아들의 체험학습이 아니고 부자간의 현장 똥체험을 하고 온것이다. ㅋㅋㅋ  - 끝 -.

 

 

훗날에 모자간 갈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있으면 안되겠지만 아무래도 그대는 사춘기때가 절정이 될것이다.

 

물론 나도 사춘기를 아주 찐하게 보냈기에 충분히 이해한다.

울딸은 지금도 가끔 주체 못하는 에너지를 쏟아낼때가 있지만

그럴땐 가슴에서 불덩어리가 오르락내리락 하기도 한다.^^

사춘기의 권리가 주체 할 수 없는 정신적 육체적 혼란기이기에

주변과 갈등을 일으키는건 그들의 권리이자 의무다.

이같이 생각하면서도 부모들은 그들을 인정하지 않는다.

물론 나도 예외는 될 수 없겠지만, 노력해서 인정해주고 싶다.

나를 바라보았던 아버지처럼......!

 

아들이 커서 기억하길 엄마한테 서운한것만 기억할것이다.

그래서 고맙고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하기 힘들것이다.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표현하게 해야한다.

 

반면에 엄마는 아이들에게 잘해주었던것만 기억할것이다.

자식이 조금만 서운하게 하면 더 서러울 수 있을것이다.

서운해 하지말고 감사하며 살자.

 

아이들이 커서 부모님이 잘해주었던걸 기억하려면

아마도 이르면 불혹을 넘어서 일것이고 아니면 더 시간이 지난 후이리라.

지금의 나처럼 말이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건 진리다.

마진교의 교리중에도 나와있다.

그래서 오늘도 감사하다. (^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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