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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이네 살아가는 세상

허기진 자존심...!

오늘도 불면의 창가에서 어정쩡하게 서성거린다.

조상의 묘를 파헤친것도 아니면서 왜 이렇게 평안을 찾지 못함인가...!

닝기리~ 조O~~~T

 

책꽂이 맨 아래칸에 켜켜이 쌓인 먼지을 이고있는 노트 한권을 집어들었다.

이제는 기억도 가물거리고, 노안으로 눈도 어지럽게하는 수학문제들이

뿔어터진 라면발처럼 세월에 볼펜잉크가 풀려있다.

 

나의 열정과 배고픈 학구열 흔적은

되먹지 않은 가을 탓인지 세월 탓인지 싱드렁하다.

 

노트의 맨 앞쪽에는 큰 글씨로 古詩가 적혀있다.

 

短短孤松在塔西

塔高松下不相齊

莫言今日孤松短

松長他時塔反低

 

나의 허기진 자존심과 엉성한 희망이 적혀있다.

남들이 보기엔 현학적일지라도

적어도 당시의 내겐 등대였다.

 

위 시에 대한 출처를 공개하려한다.

내 역사지식이 부족할지도 모르니 틀렸다고

지랄부리면서 공력 낭비하지 말기 바란다.

이 글의 끝 부분에 참고 목록 써놓을테니 시간나면 도서관에서 찾아보길....

참 친절하기도 하다.

 

 

*정인홍(鄭仁弘, 1535~1623 호는 내암萊庵, 본관은 서산瑞山).

내암이 어릴 때 산사에서 글을 읽고 있었다.

그 때 마침 감사가 당도하여 글 읽는 소리를 듣고 찾은즉 바로 과부집 아이였다.

그래서 기이하게 여기고 데려가 묻기를

"너는 시를 지을 줄 아느냐?"

하니 인홍은 '잘 짓지 못합니다' 하였다.

그런데 감사가 탑 주변의 왜송矮松으로 글을 지으라 하니 인홍은 즉석에서

 

(短短孤松在塔西)-짧고 짧은 외로운 솔이 탑 서쪽에 서 있으니

(塔高松下不相齊)-탑은 높고 솔은 낮아 가지런하지 않네

(莫言今日孤松短)-오늘날 외로운 솔이 짧다고 말을 마소

(松長他時塔反低)-솔이 자란 다음 날에 탑이 도리어 짧으리

 

라고 지었다.

감사는 깨닫고 감탄하며 "후일 반드시 현달하리라. 그러나 뜻이 참람하니 부디 경계하라."하였다.

그후 인홍은 남명 문하에 수학하여 세상에서 존대하는 바가 되었다.

그가 패륙敗戮됨에 미쳐서는 그 문도들이 모두 비분강개하여 한결같이 나아가 벼슬하는 것을 수치로 여겼다.

 

내암은 황간(黃澗) 현감 시절부터 선정으로 이름이 높았고

서인 정철, 윤두수 등을 탄핵타가 해임되어 낙향하기도 하였다.

임진난에 합천에서 김면(金沔)과 의병을 일으켜 성주에서 왜병을 격파하니 영남의병장의 호를 받았다.

南人 유성룡이 화의를 주장하였다 하여 탄핵으로 사직케 하였고

광해 4년에 우의정이 되어 계축옥사(癸丑獄事)를 일으켜 영창대군을 폐하고 증살시키게 하였으며

서령부원군(瑞寧府院君)에 봉해지고 좌의정에 올랐다.

이후 궤장 杖을 하사받았으며 인목대비를 西宮에 유폐시키고 영의정에 올랐다.

인조가 반정하자 서인에 의해 참형되고 가산이 적몰되었다. 이상은 대략의 내암 이력이다.

 

그러나, 근년의 지방지에 그의 행적이 재조명되고 있는데 그 내용인 즉

「山林정승 정인홍의 죄명은 폐모살제廢母殺弟였는데 인목대비 유폐에 관여한 바 없고

영창에 대해선 신원伸寃을 요청하는 상소까지 올렸다. 반정 세력이 내암을 죽인 것은

기개가 빼어난 내암을 제거하여 후환을 없애고 나아가 西人 정권을 구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단재 신채호는 '우리 민족 역사상 대표적 인물은 을지문덕, 이순신, 정인홍으로 이들 중

을지문덕과 이순신으로부터 행동과 정신을, 정인홍으로부터 그릇돼 가는 현실에서 혁명적 정신을 찾을 수 있다'

하였는데 소위 단재의 삼걸론三傑論이다.」라는 등의 내용이다.

 

(계축옥사-박응서, 서양갑 등 權門 서자 7인이 강변칠우라 하여 당을 모아 서얼철폐를 주장하였다.

 이들은 주장이 받아들이지 않자 화적질을 일삼았다.

 이이첨 등 대북파는 이들을 이용해 영창대군을 몰아낼 구실거리로 삼는다.

 마침내 영창의 외조부 김제남 등과 영창대군을 제거, 대북파가 정권을 독점하게 되는데 이를 계축옥사라한다.)

 

 

 

 

 내암 정인홍의 생애와 경세사상 연구 - 권인호(대진대 교수) 
내암 정인홍의 학문성향과 정치적 역할 - 이상필(경상대 교수) 
내암 정인홍의 정치사회적 위상과 역할 - 우인수(경북대 교수) 
정인홍의 의병활동과 산림 기반 - 고석규(목포대 총장) 
대북정권 시기의 정인홍 - 오이환(경상대 교수) 
북인의 영수 정인홍의 사상과 현실대응 - 신병주(건국대 교수) 
조선 후기 정계의 정인홍 인식과 그 정치적 함의 - 윤정(경상대 연구교수) 
정인홍의 도학관과 그 실천강령 - 김연재(공주대 교수) 
내암 정인홍의 실천적 교육정신 - 신창호(고려대 교수) 
『남명집』의 편간과 내암·한강 문파의 성립 - 서정문(한국고전번역원 책임연구원) 
내암문인의 현황과 동향 - 사재명(남명학연구원 연구위원) 
정인홍 설화에서 살펴본 세계인식의 문제 - 곽정식(경성대 교수) 
정인홍의 비평정신과 창작의 실제 - 정우락(경북대 교수) 
설화에 나타난 내암 정인홍의 인물형상화 방식과 설화담당층의 인식 - 권도경(충남대 연구교수)

 

이걸 다 읽어보려면 머리에 쥐날것인데

난 다 읽어봤다.

이제 잠좀 자려고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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