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스산한 바람이 불고 빗방울이 날리는
서초구민회관 근처를 산책하는 도중
문득 생각이 들었다.
내가 왜 가라앉아 있어야 할까?
내가 외로운가?
아니면 외롭고 싶은가?
그러다가 싯구절이 생각났다.
정호승님의 수선화에게라는 시다.
얼른 폰으로 웹을 검색해보니 느릿느릿하게 나타난다.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열림원(1998: 32쇄 2003), p.38
삶은 외로움을 벗어나고자 하는 몸부림인 것 같다.
외롭지 않기 위해서...
그냥 무엇을 하든 가장 적절한 답변이 아닌가 싶다.
가슴과 외로움 사이에 문이 있다면
그 문을 꽉 잠궈버릴려고,
가슴에게 외로움이 파도처럼 밀려온다면
둑을 쌓기 위해,
가슴으로 삽자루를 들쳐메고
외로움을 묻어 버리기 위해
살아 온걸까.....!
가슴에 늘 푸른 소나무 한그루를 심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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